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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A, 최후의 수단으로 의사 파업 인정할까?

WMA, 최후의 수단으로 의사 파업 인정할까?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12.05.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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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의사회 제안으로 의사 파업 결의문 논의
빠르면 올 10월 열리는 태국 총회에서 채택 가능성..한국·이스라엘 적극 지지

프라하에서 열린 WMA이사회에서는 이스라엘 의사회가 제안한 의사파업 등 주요 결의문 채택 여부를 논의했다.

세계의사회(WMA)가 최후의 수단으로서 의사 파업을 인정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지 여부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이 강제 실시되면서 대규모 의사파업이 진행된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의사의 직업적 자율성과 임상적 독립성이 위협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WMA 이사회에서 의사 파업의 윤리적 정당성을 정의한 결의문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25일∼ 28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의사회 이사회에 대한의사협회 대표로 참석한 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은 23일 의협신문과 만나 이스라엘의사회가  의사 파업의 윤리적 측면에 대한 결의문을 제안해 이번 회의에서 이 사안이 집중논의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사회는 2010년 11월 1만7000명의 공공의료기관의 의사를 대표해 140여일 가까운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정부와 협상이 답보상태에서 빠지자  이스라엘의사회는 2011년 4월 3일 2일간의 경고성 파업을 시작으로 4월27일 대규모 시위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의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항의시위가 텔아비브 연례 마라톤대회·이스라엘 독립기념일 등에 맞춰 열렸는데 국민들은 불편을 겪으면서도 공공의료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고 공감하며 의사파업을 지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의사회 역시 비상진료위원회를 만들어 파업중에도 응급환자의 진료는 지속했다. 

또  이스라엘 보건재정부가 노동법원에 의사 파업 금지를 요청했으나  노동법원은 의사들의 파업이 전 의료시스템을 폐쇄한 것이 아닌 만큼 균형성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금지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스라엘의사회는 당시 준법투쟁의 방법으로  레지던트들이 월간 6일 밤과 주말교대근무만 시행하도록 하고, 전문의는 오후 4시에 보수없이는 초과근무를 하지 않게 하고, 에이델만 의사회장이 10일간  단식투쟁을 진행했다. 또  매일 20명의 의사들이 의사회 사무국에서 예루살렘 총리실까지 행진시위 등 다양한 시위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8월25일 마침내 협상이 타결돼  공공의료기관에 1000명의  의사인력이 새로 충원됐으며, 평균 시급 49% 인상, 레지던트의 온 콜 교대근무 월 6회 제한 및 전문과목을 진료하는 의사들을 위한 보조금과 장려금을 따내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스라엘의사회는 이번 이사회에서 의사들이 진정성을 갖고 오랫동안 진행한 다른 수단이 성과가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의사파업을 허용할 것을 제안한 것.다만  파업으로 인한 제 3자가 입게 될 피해와 의사와 일반국민이 얻게 될 이익 간 균형을 충분히 비교하고, 파업중에도 응급상황 등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내놓았다. 

WMA 이사회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대표단.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왼쪽 세번째)과 이성미 국제협력팀장.(네번째)

 

 

신동천 실행위원장은 "10여개국이  이 결의문 채택을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사회주의 의료를 채택하고 있는 북유럽국가 대부분과 미국이 의사 파업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결의문 채택여부를 실무그룹에서 다시 논의하는 선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 실행위원장은 이스라엘의사회와 많은 사안에서 한국과 공조해온 일본이 실무그룹 멤버로 참여함으로써 올 10월 태국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채택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에서는 터키정부가 터키 의사회의 자율 징계권을 박탈한 행위과 관련 이사회 긴급 결의문이 채택됐다.

터키 의료법에서는 의사회에 의사를 대상으로 한 자율적인 윤리 가이드라인 수립과 의료분쟁에 대한 의사회의 자체적인 조사, 비윤리적 행위를 한 회원들을 자체 징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왔는데 최근 관련법령에서 이 조항을 삭제하면서 터키의사회와 마찰을 빚어왔다.

터키의사회는 정부의 이런 행태에 대해 세계의사회 및 각국 의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하면서 WMA 차원의 긴급 이사회 결의문을 채택해 터키 정부에 의사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에서는 대한의사협회 신동천 실행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건강과 기후변화'에 관한 네트워크 미팅을 구성하기로 하고, 이 이슈가 사회적 요인과 관련되는 만큼 사회의무위원회 안에 '건강을 결정하는 사회적 요인'실무그룹과 연계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동천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WMA 차원에서 WMA와 각국 의사회 홈페이지에 그린 섹션을 마련해 병원 쁜 아니라 의료 및 의학관련 회의를  에너지를 덜 쓰는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노력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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